오래간만에 일상 일기
그동안 지내온 과정을 대략 서술하면, 2021년 새해를 부대에서 무난히 보내고 3월 휴가를 갔다왔다.
아무래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예방적격리 생활을 2주가량 하는데 주간, 야간 탄약고 근무를 격리인원으로 돌려서 사실상 완전 편하기만한 생활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도 9개월만에 나가는 만박 휴가가 너무 달콤했기도 했고 어느정도 차오른 짬의 여유 덕분에 신병 휴가때 격리보다는 재밌게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격리가 끝나고 행군도 마치고 한 주가 지났을까...
그날은 이상하게 뭔가 잘풀렸다. 전날 당직근무도 아무일 없이 끝났고 그 다음날인 당일날 근무취침이나 여러 환경들도 다른때와 다르게 평온했다.
그렇게 여느때와같이 헬창이 되고픈 헬린이의 삶을 살고있는데, 말년에는 떨어지는 나뭇잎도 조심해야했는데..
평소에도 약간 삐그덕거리던 오래된 벤치프레스 벤치가 무너지면서 들고있던 바벨이 미간에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순간 그 당시 0.5초가 블랙아웃되면서 순간의 기억이 사라지고 눈떠보니 벌어진상처로
피가 주르륵 흐르고있었다.
오히려 나는 어벙벙했는데 주변에 운동하던 사람들이 더 놀래서 당황했었다 ㅋㅋ
아무튼 바로 의무대로 후송, 의무대에서는 뇌출혈 같은 내상을 보고자 지체없이 민간병원으로 후송시켜주었다. 2시간여 거리의 민간병원까지 상처부위를 거즈로 감싼상태로 가는데 말년에 이런일이 하필 나한테 일어난다는게 너무 억울? 하다고해야할지 오히려 그날 벤치프레스를 하던 스스로에게 너무 짜증이났다.
지금생각하면 웃긴건 아물고난뒤의 흉터보다 당장 운동 못하는 공백기, 개발공부 못하는 공백기 등등이 생각나서 너무 속상했다.
앰뷸타고 민간병원 도착하고나서 ct와 엑스레이 촬영 후, 내상은 따로 없다는 판정을 받고
60바늘가량을 꿰맸다.
나는 몰랐는데 원래 성형의를 부탁해본 다음에 꿰맨다는데 그냥 응급의학쪽 의사분이 꿰매주셨다. 근데 꿰매는 과정과 꿰맨 모습도 그렇고 되게 잘해주셔서 좋았다는 후문...
그렇게 또 어지러운 상황에서 복귀 2시간하고... 부대 복귀하니 새벽 3시가 다되어있었다. 진짜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밤이다.
남은건 사후처리인데 상처는 뭐 드레싱해주고 아물겠지만 그 뒤의 흉터치료가 문제일 듯하다.
무너진 벤치를 폐기처분한 타중대 용사분께 들어보니 탄약통으로 만들고, 바벨로 고정한 벤치였대나.. 관리가 소홀한 기구였음은 분명한것 같다.
이러한 사실과 연관해서 흉터치료 지원에 대한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는 잘 모르겠다. 부대에서 다친 경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들이 많이 있기도 하니깐...
현재는 부대차원에서 휴식여건 많이 제공해주고 있어서 상처아무는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살면서 이렇게 찢겨본적이 처음이어서 물도 안닿게 해야하는데 깔끔하게 안되고, 드레싱도 깔끔하게 유지하고 해야하는 등의 관리에 서툰 것 같긴하다.
근무 안서고 훈련안하는건 좋긴한데 빨리 낫기도 하고 후속조치도 빨리되어서 전역을 하던 자기계발을 하던 하고싶다.
오늘은 여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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